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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국 시애틀-옐로스톤 5월] 가족 여행 기록기(5) - 옐로스톤 첫 날(시애틀to옐로스톤)

[4박 5일간의 옐로스톤 - 첫 날(시애틀to옐로스톤) ]

드디어 대망의 옐로스톤 여정이 시작 되었다.

4박 5일의 여정 중, 첫 날이라고는 되어있으나 하루의 절반 이상이 옐로스톤 까지 가기 위한 일정이다.

 

옐로스톤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애틀에서 출발, 솔트레이크를 거쳐 옐로스톤까지 가야 했다.

 

옐로스톤 근처에도 여러 공항들이 있으나,

바로 근처 공항들은 너무 작고, 렌트는 비싼 가격 대비, 품질이 썩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우리는 시애틀에서 솔트레이크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후, 그곳에서 렌트를 하기로 하였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숙소에서 빠르게 출발하기로 했다.

시애틀-솔트레이크 일정
시애틀 리젠시 하얏트 호텔 - 깔끔한 숙소 덕분에 시애틀 일정이 덜 부담 스러웠다.

 

출발하기 전날, 호텔 에이전시에게 몇 시쯤 출발해도 좋을지 미리 물어봤다.

국내선 항공이 생각보다 대기 줄이 길 수 있기 때문에 2~3시간은 잡고 여유롭게 가는 것을 추천 받은 우리는

결국 3시쯤 기상, 호텔에서 잡아준 택시를 타고 출발하였다.

(이것 저것 준비하고, 택시 기다린 것 까지 생각하면 3시 반쯤 출발 한 것 같다.)

 

숙소-시애틀 공항까지 경로. 새벽에는 차가 막히지 않기 때문에 20~30분안에 도착했다.
공항 대기줄이 어마무시하게 길다...!

결론적으로 일찍 출발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른 새벽 4시쯤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거기다 이것 저것 셀프 체크인을 진행하는데 시간,

짐을 붙이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데, 공항에 턱없이 부족한 인력 덕분에 들어가는데만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정말 일찍 도착했고,

걱정했던 짐의 무게 한도 초과는 직원이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것 이었다.

당연히 수하물 무게 때문에 걸릴줄 알았는데..!

 

그렇게 인산인해를 뚫고 겨우 들어간 후에는 여유롭게 대기를 했다.

새벽 공항 내부는 매우 춥기 때문에 웃옷을 챙기는 것을 정말 정말 권장한다.

 

게다가 이른 아침이라 카페테리아는 몇 개 열지 않아,

간단한 요깃거리로 커피와 빵 한두조각만 샀다.

 

그리고 다행히 크게 연착되지 않고 우리는 바로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인력도 많이 줄인 덕분에 연착이라든지, 오버부킹도 많이 생긴다고 했다.)

델타 항공 국내선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기본 간식. 커피와 로투스 비스킷.
엄마가 고른 선칩인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토마토 주스는 영 별로였지만...
중간에 찍은 사진. 땅이 진짜 넓긴 하구나, 싶었다.

비행 시간은 절대적인 값만 생각하면 1시간 조금 넘는데,

시애틀에서 솔트레이크로 이동 시, 시차가 1시간이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솔트레이크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9시였다.

솔트레이크 공항 - 생각보다 넓다.

전에 한 번 와봤던 아빠 왈, 예전에 비해 솔트레이크 공항도 많이 커지고 이것 저것 뭔가가 많이 생겼다고 한다.

(그럴 법도 한게, 전에 왔던게 벌써 10년 전이다.)

우리가 예약한 차

공항에서 어렵지 않게 렌터카 센터로 이동이 가능했고,

우린 이것 저것 필요한 정보 기입 후 바로 차를 빌릴 수 있었다.

(혹시 싶어 필요할 것 같은 서류들을 전부 출력해서 가지고 갔는데, 전산 시스템이 요즘은 워낙 잘 되어있으니

예약자 명과 신분증만 있으면 금방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원래는 Ford Edge 를 빌리려 했는데 시동을 켰을 때 엔진 소리가 너무 커서 차를 바꿀 수 있을지 물었다.

(나는 차알못이라 아빠가 힘을 발휘해줬다.)

 

다행히 대기중인 동급 차량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우리는 간단하게 다른 차로 바꿀 수 있었다.

기아 차였는데... 차종이 뭐였는지 정확한 것은 기억이 안난다.....

차알못은 그저 아빠만 믿는다.
솔트레이크 공항에서 렌트한 차

그래도 바꾸길 잘했던 게, 맨 처음 빌려주려고 했던 차는 연식도 생각보다 높았고,

차 내부의 화면과 핸드폰 화면 연동도 안되었다.

 

기아차는 다행히 선을 연결하니 바로 화면 연동이 되어 구글맵을 믿고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크루즈 컨트롤도 잘 되어있어, 장거리 운전에 요긴하게 사용 되었다.

(기아차 만만세!!!)

솔트레이크 공항에서 출발할 때 날씨

날씨가 시애틀부터 시작해서 너무 좋았던지라, 우리는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아빠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중간에 잠시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작은 휴게소에 들렀다.

잠시 들른 작은 휴게소

알고 보니 차 한쪽 바퀴가 다른 바퀴들보다 살짝 바람이 빠져있었다.

현재 각 바퀴들의 압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화면이 따로 있었는데 그걸 보고 알아차렸던 것이다.

다행히 들렀던 휴게소에서 바퀴에 바람을 넣을 수 있는 기계가 있었다.

간단하게 카드로 결제 후 해결!

날씨 진짜 좋았다. 아빠 바람 넣는 동안 구경 중ㅋㅋㅋ

 

원래 우리들의 계획은 솔트레이크에서 출발,

웨스트 옐로스톤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리니, 중간에 큰 도시 아이다호 팔스에 들러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시간, 렌트를 하는데 시간, 차가 괜찮은지 점검, 바람 넣는데 시간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해버렸다.

원래 계획했던 경로 - 적어도 1시에는 밥을 먹을 수 있을 줄...
아이다호 팔스부터 웨스트 옐로스톤까지 2시간

덕분에 우리는 아이다호 팔스까지 도착하기 전에, 급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정말 정말 작은 마을에 들러 서브웨이에 들렀다.

 

그리고 장시간동안 운전을 해서 지쳐있을 아빠를 위해, 국제운전면허증까지 갖고온 내가! 드디어! 운전을 시작했다.

 

차알못이지만 제게 맡기세요.

미국 본토에서의 운전은 처음이라 긴장이 엄청 들어갔지만...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다.

(날 뻔 했던 적은 한 두번 있었는데... 정말 다행히도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후에도 웨스트 옐로스톤 직전에 식료품점에 들러 이것 저것 샀다.

(사진은 없다. 너무 경황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진짜 뻥 안치고, 식료품점에서 나오자 마자 사건이 터졌다.

1차선인 도로를 한적하게 운전 중, 뒤에서 갑자기 구급차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히 한국 기준으로 생각했고,

사이렌 소리에 당황하지 않고(ㅎㅎ....) 옆으로 살짝 비켜주는 센스있는 메너! 를! 발휘했다.

하지만 추월하지 않는 구급차....

옆으로 살짝 비켜줬음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도로에서 절대 추월할 생각이 없는 구급차를 보며

 

'저렇게 사이렌 소리를 내는데 급하지 않은건가...?'

 

같은 안일한 생각을 하며 그렇게 몇 분(...) 을 함께 도로 위를 달렸다.

 

점점 이상함을 감지한 우리들은 결국, 갓길에 대기로 했다.

 

그리고 갓길에 대자마자... 뒤의 차도 우리 뒤에 섰다.

알고 보니, 우리 뒤에 있었던 것은 구급차가 아니라 경찰차였다.

미국에서 경찰차한테 잡힌 ssul 푼다....

그렇게 다가온 경찰이 영어로 뭐라뭐라 말하는데

패닉한 나는 생활 영어, 수능 영어 전부 쓸모가 없어진 상태였다.

하나도 들리지 않아 어버버, 거리고 있자 뒤에 타고 있던 아빠가 대신 말을 하려고 하자

 

"I'm not talking to you!"

 

라는 말로 아빠의 말을 끊어 버렸다.

경찰아저씨... 무서워....

덕분에 더욱 패닉해버렸지만.... 어떻게 아빠가 뒤에서 소근소근 경찰의 말을 해석해줬다.

 

'너 혹시 흰색 밴을 추월한 적 있어?'

'아뇨...  ㅠㅠ'

'그래? 여권 줘봐.'

 

영화나 드라마 보면 신분증 꺼내려다가 총 맞는 거 봤는데... 그렇게 두려움에 떨고 있으니

경찰이 천천히 하라고, 말은 해줬지만..

허겁지겁 여권이랑 국제운전면허증을 줬다.

 

그렇게 내 신분증을 갖고 몇 가지 확인을 하더니 금방 다시 줬다.

 

'확인 다 끝났고, 안전 운전해~'

 

하고 슝.... 그들은 다시 삐뽀삐뽀 소리를 내며 우리를 추월해 어딘가로 떠났다.

(미국에서 사이렌 소리 들리면 절대 절대 갓길에 대자.)

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힘들다 진짜 ㅠㅠㅠ

진짜 너무너무 무서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긴장한 채로, 시속 40마일(약 64km) 도로에서 시속 30마일로 달렸다.....

 

그렇게 조금 더 가니, 아까 그 경찰차가 다른 차를 검문하고 있었다.

 

상황을 보건데, 뭔가 급해 보였고, 흰색 밴을 찾고 있었던 것 같았다.

(엄마는 아무리 봐도 이거 인종차별 같다고 노발대발했다.)

 

지금도 무슨 상황인지 몰겄다.

 

그래도 어찌 저찌, 사고 없이(사건은 있었지만 ㅠㅠ) 웨스트 옐로스톤에 잡아둔 숙소에 무사 도착할 수 있었다.

 

Holiday Inn West Yellowstone
Holiday Inn West Yellowstone - 숙소 내부

웨스트 옐로스톤은 정말 정말 작은 마을이지만, 관광이 중심인 곳이기 때문에

숙소는 잘 되어 있었다.

 

직원 분들도 친절하고, 커피 머신도 있었는데 이걸 정말 요긴하게 잘 썼다 ㅋㅋ.

 

뷰가 영 별로였지만... 하늘이 이쁘니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긴장한 몸을 이끌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속소에서 The Buffalo Bar 식당까지 도보 10분 이내.
버팔로? 바이슨? 관련 동물이 유명해서 그런지 동상이 여기저기 있다.
The Buffalo Bar - 외관
The Buffalo Bar - 내부.
The Buffalo Bar - 메뉴판(1)
The Buffalo Bar - 메뉴판(2) 실제 버팔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The Buffalo Bar - 메뉴판(3) 생맥주가 진짜 맛있었다. 또 마시고 싶다...

새벽부터 움직이기 시작하고, 장거리 운전에 피곤한 사건에 휘말린 덕분에 우리들은 맥주를 포함해서 이것 저것 시켜봤다.

맘 같아서는 버팔로 고기를 시켜보고 싶었는데, 긴장을 풀고 싶은 마음에 안전하게 메뉴를 선택했다.

 

아마 Old Faithful Ale 이었던 것 같다. 맛있었음.
햄버거 - 버팔로 고기로 교체 가능하나, 우리는 무난하게 소고기로 시켰다. 감자 튀김이 좀 짰다.
스테이크 - 빵과 메쉬드 포테이토. 간이 조금 쎘지만, 시애틀에서 단련된 덕인지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소금간이 강했지만, 시애틀보다는 덜했다.

아무래도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편이라 그런지, 아니면 시애틀이 유독 간이 셌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맥주도 정말 맛있었고, 직원분도 정말 친절했기 때문에 즐겁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옐로스톤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여기 저기 식료품점이 있어, 내일 아침에 먹을 간단한 요깃거리들을 샀다.
그래도 확실히 시애틀보다는 추운 편.
날씨가 구름이 꽤 있긴 하다.

시애틀에서 일기 예보만 봤을 때, 옐로스톤쪽이 생각보다 구름-비를 왔다 갔다 하길래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가 관광하는 동안에는 걱정할 정도까지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중간 중간 비가 내리긴 했지만, 아주 잠시동안 뿐이었다.)

 

하루를 다사다난하게 마치고, 우리는 내일부터 본격적인 관광을 위해 일찍 자기로 했다.

 

다음 글에서는 옐로스톤 관광 일정으로 돌아오겠다.